그날 밤, 조금은 자신감이 달라졌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약 상자들을 펼쳐놓고도 반신반의했다. 그날 준비한 건 타다주브-5(타다라필 5mg). 괜히 ‘오늘은 좀 다르려나?’ 하는 기대와 긴장이 동시에 있었다.
타다라필은 먹자마자 갑자기 무슨 스위치가 켜지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쪽에 가까웠다. 평소라면 ‘오늘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텐데, 그날은 그런 불안이 조금 덜했다. 몸이 준비됐을 때 반응이 따라와 주는 느낌이라서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자신감이었다.
상대와 가까워질수록 괜히 긴장해서 흐름이 끊기는 순간이 있는데, 그날은 그런 생각보다 서로의 분위기에 집중할 여유가 있었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괜히 웃음이 나고, 가까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묘하게 심장이 빨라졌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고 나서는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조금 천천히, 서로의 반응을 살피면서 밤을 즐기는 느낌.
무엇보다 좋았던 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줄었다는 것이었다. 약이 모든 걸 대신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긴장을 덜고 상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날 밤은 무작정 자극적인 밤이라기보다, 여유가 있고 길게 기억에 남는 밤에 가까웠다.
결국 그날 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약이 밤을 만들어준 게 아니라, 조금 덜 긴장한 내가 그 밤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밤은 다음 날 아침까지도 은근히 기분이 좋다.
괜히 혼자 웃음이 나고, 전날의 눈빛과 분위기가 자꾸 생각나는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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